좋은 글/시인의 詩

하루 햇살

和潭 2010. 1. 9. 17:19

 

 

 

 


 

 하루 햇살

시인 한인석
 
 
 
동지冬至를 몰고 온 하루 햇살
저 쉴 곳을 찾아 기웃대며
문 두드리는 소리
 
 
빗장 풀어 장독대 열어 놓고
기다리던 어머니
버선발로 나서 맞으려는데
 
 
창문 틈으로 내다보던
고구마 싹이 먼저 눈치 채고
목 늘여 발돋움하고
마당가 잔등 내어놓은 암소
감질 맛에 긴 하품만
 
 
먹장을 뚫고 새어나온 실빛이
백년지객百年之客보다
더 반가운 오후
세상사 갈망을 어깃장 놓는
구름발은
그걸 아는지 모르는지
 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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